[칼럼] 아들 포경수술 시켜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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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손님입니다 작성일20-02-26 01:16 조회311회 댓글0건본문
겨울방학을 맞아 아들 포경수술을 고민하는 부모님들이 많을 것입니다. 포경수술은 남자에게서 가장 중요한 생식기에 하는 수술이지요. 그렇다면 이게 무엇인지는 알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글을 써 봤습니다.
포경수술은 어떻게, 왜 시작되었는가?
포경수술이 시작된 것은 19세기 중반 미국입니다. 당시 미국은 청교도 박해를 피해 이주해 온 청교도인들로 이루어진 국가였습니다. 청교도인들은 종교적 이유로 쾌락을 금기시했습니다. 그들에게 성(sex)은 출산을 위한 수단일 뿐이었고 성욕을 만족시키려는 행위는 죄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출산과 관계없이 쾌락만을 추구하는 자위 행위는 막아야 할 대상이었습니다.
청교도 의사들은 청소년들의 자위 행위에서 느껴지는 쾌감을 삭제시키기 위해 성감대인 포피를 잘라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포경수술은 자위 예방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시작된 수술이지요.
포경수술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20세기 들어서 독일의 나치 정권이 유럽을 장악하자 유대인들이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해 옵니다. 이주해 온 유대인들은 종교적 의식으로서 할례를 하는 민족입니다. 할례를 의사가 하면 포경수술이 됩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포경수술을 합니다.
유대인들은 어느덧 미국을 주도하는 상류층을 장악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세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게 되면서 우리나라, 필리핀, 아프리카 등 전세계로 포경수술이 퍼져 나간 것입니다.
아들에게 포경수술을 시켜야 하나?
포경수술로 잘려나가는 포피는 음경에서 가장 많은 말단신경이 분포해 있습니다. 즉, 중요한 성감대입니다. 또, 포피는 성행위를 부드럽게 해주는 자연적인 윤활 기능을 함으로써 여성의 성교통을 감소시킵니다. 그 외에도 귀두를 보호하는 등 여러 가지 기능을 합니다. 다시 말해서, 포경수술은 성 기능을 떨어뜨리는 수술입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포경수술을 할 필요도 없고, 절대 아이에게 강요해서도 안 됩니다. 수술이 필요한 정말 특수한 케이스 혹은 성인이 되어서 본인이 원하는 경우에만 수술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수술을 꼭 해야 하는 경우는 언제일까?
포경수술이 필요한 아이는 거의 없습니다. 포피에 엄청난 병적 상태나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상처가 생긴 경우에나 절단을 해야겠지요. 그 이외에 잘못된 생각으로 포경수술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한 의학 지식에 의해 신중한 판단을 하기 바랍니다.
부모님들이 아이의 포경수술을 고민하는 사례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3) 아이의 포피가 귀두와 유착되어 있으므로 포경수술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아이는 태어날 때 유착되어 있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성장하면서 포피는 점차 분리됩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분리되지 않는다면 그때 포피 스트레칭이나 스테로이드 연고 등 약물요법 같은 방법을 써 보고 최후의 수단으로 포경수술을 하면 됩니다.
간혹 일부 의사들이 '포피박리술'이라며 아이의 유착된 포피를 강제로 젖히는 행위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매우 잘못된 치료입니다. 포피에 상처가 생기거나 상처로 인한 감염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상처가 다시 붙으면서 유착된 경우에는 오히려 유착이 강해져 성인이 되어서도 분리가 되지 않을 가능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4) 아이가 귀두포피염에 걸렸으므로 포경수술을 받아야 할 것 같다.
포피에 감염이 있다면 감염의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너무 자주 씻어 건조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도 원인일 수 있고, 더러운 손으로 자주 만지는 아이의 습관, 소변에 의한 암모니아 등 여러 원인이 있을 것입니다. 염증이 생기면 병원에서 처방 받은 약을 쓰면 되는 것이고 귀두포피염은 아이에게 일어나는 흔한 질환입니다. 성인이 되어 면역력이 강해지면 잘 생기지도 않고요.
(5) 아이가 포피가 길기 때문에 포경수술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원래 어릴 때는 음경은 작고 포피는 길고 여유롭게 음경을 덮고 있습니다. 성장기에 음경이 성장하면서 포피는 점차 상대적으로 짧아지게 됩니다.
만약 성인이 된 경우에도 포피가 길다면 이것은 체질일 뿐이며 질병은 아닙니다.
어릴 때 포피를 잘랐다가 나중에 포피가 모자란 경우도 많기 때문에 아이 포피가 길다고 포경수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6) 포경수술은 커서 하면 더 아플까 싶어 어릴 때 받아야 할 것 같다.
아이도 통증을 똑같이 느낍니다. 오히려 아이가 통증을 더 많이 느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이 포피는 대부분 유착되어 있으며 성장하면서 점차 분리된다고 (3)에서 설명하였습니다. 어릴수록 포피가 유착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며, 그렇다면 수술 전 포피를 박리하는 과정에서 통증이 수반됩니다.
(7) 포경수술을 받으면 성기 발육에 도움을 줄까 싶어 포경수술을 받아야 할 것 같다.
포경수술은 음경 피부의 양을 줄이는 수술입니다. 수술하지 않은 음경은 포피가 여유롭게 감싸고 있으며 수술한 음경은 피부가 팽팽한 상태입니다.
(5)에서 음경이 성장하면서 포피는 상대적으로 짧아진다고 설명하였습니다. 포경수술을 이미 받은 상태에서 음경이 성장한다면 음경의 피부는 점점 팽팽한 상태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음경 해면체가 팽팽한 음경 피부에 의해 압력을 받아 성장을 방해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포경수술은 성기 발육과 무관하거나 오히려 성기 발육을 방해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8) 아이가 포피가 길어서 소변 조준이 어려우므로 포경수술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소변 조준을 잘 못 한다면 요도구가 노출될 정도로만 포피를 젖혀서 소변을 보도록 교육하고, 소변을 본 이후에는 포피를 다시 덮도록 지시하면 됩니다. 그리고 (5)에서 설명했듯이 음경이 점차 성장하면서 포피의 길이는 상대적으로 짧아지게 됩니다. 이에 따라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됩니다.
혹시 요도하열 등의 성기 기형으로 소변을 흩뿌린다면 절대 포경수술을 해서는 안 됩니다. 포피가 모자라면 성기 기형을 치료하기가 곤란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9) 아이가 요로감염에 취약하므로 포경수술을 받아야 할 것 같다.
포경수술이 요로감염을 예방한다는 것은 미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주장인데 현재 유럽이나 일본 등지에서는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포경수술로 생긴 상처에 의해 요로감염이 생겼다는 논문도 있습니다.
포경수술의 요로감염에 대한 예방 효과는 논쟁 중이라 섣불리 받아들일 수 없으며, 설사 포경수술의 요로감염 예방효과라 사실이라 하더라도 요로감염의 발병률을 고려했을 때, 1명의 요로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수십수백 명을 포경수술해야 하며, 요로감염이 발생하면 약으로 치료하면 될 문제입니다.
(10) 아이가 포피 입구가 좁아 소변을 볼 때마다 포피가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므로 포경수술을 받아야 할 것 같다.
포피가 좁은 경우 소변을 볼 때 수압이 걸릴 수 있는데, 수압이 걸리더라도 건강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그리고 (2)에서 설명했듯 아이 포피가 좁은 것은 정상입니다.
(11) 아이가 감돈포경에 걸렸으므로 포경수술을 받아야 할 것 같다.
감돈포경이 일어나면 침착하게 귀두를 압박해 포피를 덮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없는 경우 히알루로니다제 주사를 고려하고,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배부절개술(dorsal slit)을 고려해야 합니다. 포경수술은 정말 최후의 방법입니다.
이미 포피를 덮어 감돈포경을 극복한 이후에도 포피가 좁다고 의사로부터 포경수술을 권유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2)에서 언급했듯이 포피가 좁은 것은 정상입니다.
(12) 아이가 포경수술을 늦게 받으면 수치스러워할까 싶어 일찍 포경수술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정말 수치스러운 것은 포경수술을 늦게 받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수술을 받는 것입니다. 포경수술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미성년자를 상대로 일찍 수술시키라는 것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박탈하고 신체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는 심각한 인권 침해입니다. 강요된 수술로 인한 수치심은 평생 지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13) 아이 성기에 흰색 이물질이 껴 있으므로 포경수술을 받아야 할 것 같다.
그 물질은 치구 또는 smegma라고 하는 물질로서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이 아니라 포피 내에서 생산된 물질입니다. 항균 작용을 하는 면역 물질이며, 귀두에 유착된 포피를 분리시키는 걸 돕습니다. 사춘기에 왕성하게 발생하며, 우리 몸에서 병을 일으키지 않는 물질이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샤워할 때 가볍게 씻어내면 충분하고, 포피의 유착 등 이유로 씻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대로 두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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